珍的目光
신변잡기적 본문
KODAK EASYSHARE Camera M552
신변잡기(身邊雜記)를 4음절의 성어로 인식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언제더라,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땐가 참고서를 보면서 예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문이 무엇인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어쨌든 갈래는 수필, 성격은 신변잡기적이었다. 나는 '신변잡기적'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공책에 '*성격: 신변잡기적'을 적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수필의 성격이 될 만한 것 정도로 생각했고 여태 그렇게 생각해왔다.
사진은 매일 아침이나 매일 밤, 세수할 때 내 눈에 비치는 광경이다. 앞머리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 길렀더니 이렇게 시야의 일정 부분에 방해가 되고 있다. 별 시답잖게 여기고 있다가 어제 저녁에 이걸 사진으로 찍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아침에는 에이 이게 뭐라고 싶었다가 오후 두 시를 넘기고서 찍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찍었다. 세수를 하던 중에 찍은 게 아니라 그런지 머리가 덜 젖었고 조금 시시해보이긴 하다.
사진을 찍은 카메라는 대학교 1학년 때 소셜 커머스 앱에 한창 빠져 있었는데 그때 샀던 것이다. 코닥 이지쉐어 M552, 9만 8천 원을 주고 샀다. 좋은 딜이라고 생각했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샀다. 그리고 충분했다. 답사 가서 보고서에 쓸 사진 찍는 데도 좋았고 내 신변잡기를 담기에도 좋았고. 다만 문제는 내 허영심에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번듯한 디-엣-세-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고 돈을 벌게 된 지금에 와서는 그 생각을 실현하려 한다. 다만 괜스레 고민이 되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사서 잘 다룰 수 있을 것인지와 활용을 잘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의심, 그리고 번민 혹은 번뇌.
그저 신변잡기적인 사진을 찍는 데 '그것'이 필요한 게 맞는 것일까 따위의 생각을 자주 한다. 오는 팔 월이나 구 월, 아니면 시월께 쯤에 구입하게 될 것 같은데 과연 구입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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