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珍的目光

'스팀밀크 두유로, 숏 사이즈에 카라멜 드리즐 왕창'을 본문

더덜더덜/FRAME

'스팀밀크 두유로, 숏 사이즈에 카라멜 드리즐 왕창'을

heyZzin 2016. 3. 10. 21:22

​며칠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목요일은 사이렌 오더 데이니까, 이벤트 별을 받고 싶은 마음이 오늘따라 치밀었고 그래서


호지 티 라떼가 봄음료로 발표되기 하루 전이었지 싶다. 녹차라떼 진한 거 좋아하면 한번 마셔보라는 직장 동료의 말에 한껏 기대를 가졌다가 바스라졌기 때문도 있다. '단 거 안 좋아하는데'를 부여잡고 '토스티드 카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한 이유에는.
두유로 해서, 샷 추가로, 물론 숏 사이즈다.
카라멜 드리즐 자체를 하도 오랜만에 접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꼬숩은' 단 맛이 좋았다. 기존 카라멜과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랄까, 같은.


갑자기 단 게 먹고싶어지면 무섭다. 정말 호르몬의 노예구나, 나는 그저 숙주에 불과한가 따위의 생각도 마구 들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없었지 싶다. 요즘에는 잘 모르겠다. 이래서 인간더러 간사하다 하는 것 같다. 나는 더더욱.


일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게 되었다. 지금이 비수기라서 그런 것도 있고, 마음을 아예 놓았더니 당당하게 내 세상인 양 굴게 되었다. 다만 일적인 쪽 말고, 그러니까 직장 쪽 말고 그 모오든 다른 것들을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오늘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인데 야속하게도 아빠는 늦게 오신다 했다. 로맨틱한 것은 존중되어 마땅한 것인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로맨스를 보며 자란 적이 없어서 그런가, 정情을 느끼는 행위나 관계가 굉장히 두렵고 또한 부담스럽다. 성장과정 탓을 하는 것만큼 치졸해지기는 싫지만 하여튼 그렇다. 내가 무심하고 무정한 것도 그 때문인가 싶은 생각이 왕왕 드는 걸 어떡하냔 말이다.

늘 "두 분이서 행복하게 보내시길." 하고 말았는데 오늘따라 괜스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제 회화 스터디에서 J와 나눈 대화 탓일 것이다. J는 부모님의 로맨틱을 돕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뭐 그런다고 했다. 하필 그 대화를 어제 들어서 오늘 내내 마음 한 켠이 불편했다.


꼬숩은 카라멜 드리즐이 얹어진 우유 거품을 끼적이다가 평소보다 단 커피 한 잔을 홀짝 마시고는 나는 집으로 갈 테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로.

올해도 나는 이토록 무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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