珍的目光
향수를 샀다. 어쩌면 충동구매. 본문
향수를 샀다. 발레 수업을 듣고 내려오면서 아, 오늘부터 언제까진지는 모르는 올리브영 세일을 인지하고는 그리고 갔다. 기초 케어도 메이크-업도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내 발길은 언제나 향수 아니면 식품 코너로 향한다. 그리고 향수를 샀다.
'충동구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기지 싶'다고 썼던 것도 거의 일 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그렇다. 그렇지만 요 며칠 전부터 계속, 향수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엘리자베스 아덴의 코롱 스프레이를 다 써 가는 중이기도 하고 말이다. 겨울 향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지만 세간에서 말하는 겨울 향기 같은 건 나랑은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다기 보다는 내가 그 향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뿐이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더바디샵의 레드 페퍼를 알게 되었다. 후세포로 향을 인지한 것은 당연히 아니고 트위터에서 이미지와 문자로 접했다. 이거다 싶어 사려 했더니만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는 이미 없고 해외 직구 말고는 답이 없단다. 아쉽지만 귀찮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얻고 싶은 향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향수'말고 섬유향수나 공기 청향제 같은, 뭐 그런 걸 사려고도 했다. 아티산의 향이나 라이트 블루 같은, 아니면 '레인' 같은 향이 어떤 것인지 감이 안 와서 고민 중에 있었다. 사실은 며칠 전부터 올리브영을 벼르고 있었는데 저 향수들의 향을 알기 위해서였다. 그건 까맣게 잊고 향수를 샀다. 또 샀다. 버버리 위크엔드 포 맨. 이번에는 오십 미리 짜리로 샀다.
왜 포 우먼이 아니고 포 맨이냐면, 포 우먼의 향은 여전히 내게 거부감을 들게 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파우더리한지도 모르겠는 향이 거부감을 일으켰다.
이제는 '버버리 주말'이라 하지 않아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아는오빠와 연락이 끊어진 것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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