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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덜더덜/FRAME

이번 일요일을 위한 발라드

heyZzin 2016. 10. 30. 14:42

못(Mot)의 '지난 일요일을 위한 발라드'를 듣고 있었거나 또는 듣는 중이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블로그에 익숙하지 않으니 제목을 붙이는 것부터 일이고 '무제'로 두기는 싫고 "00시 00분에 저장된 글입니다." 같은 것도 좋지는 않아서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게 노래 제목이고 지난 일요일이 아니라 오늘, 이번 주 일요일이기 때문이라서 그렇다. 주어와 술어가 두 번 이상 나오는 문장을 지양하려 하지만 또 이런 꼴이 된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참 힘들다.

늦잠을 잤다. 남들이 보기엔 점심일 것이 분명한, 아침을 먹었다. 이를테면 "좋은 아침이야, 점심을 먹자"(by 가을방학)의 상황이다. 자고 일어나서 처음 먹는 게 아침이기 때문에 나는 거리낄 게 없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봤다면 한심해 보였을 그럴, 그런 것 말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그러나 딱 한 번도 모자랄 만큼의 원두가 남아 있었다. 마신다면 아주 연하게 마셔야 할 것 같아서 엄마께 양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베리 컬렉션 티를 우려서 얼음잔에 쏟아부었다.


딸기 향으로 시작되는 시큼한 냄새는 뜨거울 때가 더 좋았다. 차갑게 했더니 향이 죽어버렸다. 얼마 전에 마셨던 스타벅스의 '라임 패션 티'가 그리울 줄은 또 몰랐다.

예쁘고 차갑고 맛없다고 했는데 사실 그리 예쁘지도 않다. 사실 색깔은 늘 예쁜데 주변 환경이 문젠 것 같다. 콘솔에 가까운 책상이라 뭘 놓기에 한없이 비좁다는 것은 그저 내 핑계에 불과할 테지만, 지금은 그렇다.

몇 시간 후면 이번 일요일은 지난 일요일이 될 것이고 나는 여전히 한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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